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콧물이 훌쩍이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10도 넘게 벌어지는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몸이 온도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면역력이 뚝 떨어지기 쉽다. 실제로 일교차가 커지는 9~10월 사이에 감기와 비염, 기관지염 환자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는 이야기를 병원 다녀온 지인들에게 자주 듣는다.
약을 미리 챙겨 먹는 것도 방법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평소 식탁에 어떤 음식을 올리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가을 환절기에 특히 챙겨 먹으면 좋은 음식 다섯 가지를 정리해봤다. 어렵고 구하기 힘든 재료가 아니라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것들 위주로 골랐으니 오늘 저녁 장바구니에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1. 배 – 기관지에 촉촉함을 더하는 가을 과일
가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과일이 배다. 배는 수분 함량이 90%에 가까울 정도로 높아서 건조해지기 쉬운 가을철 목과 기관지를 촉촉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배를 꿀에 재워 먹거나 배즙을 내려 먹는 민간요법이 많았는데, 실제로 배에 들어있는 루테올린 성분이 기관지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환절기에 목이 칼칼하고 기침이 잦아진다면 생배를 그냥 먹는 것보다 살짝 쪄서 먹거나 무와 함께 끓여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 도라지 – 목 건강의 든든한 지원군
도라지는 예전부터 기침, 가래에 좋은 식재료로 유명하다. 도라지에 풍부한 사포닌 성분은 기관지 점막을 보호하고 가래를 묽게 해서 배출을 돕는 역할을 한다. 나물로 무쳐 먹어도 좋고, 요즘은 도라지청이나 도라지즙 형태로도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아침저녁으로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목소리를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분들이라면 도라지차를 꾸준히 마시는 것만으로도 목 컨디션이 눈에 띄게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 마늘 – 자연이 준 항균 식품
마늘은 사계절 내내 챙겨 먹어야 할 식품이지만 환절기에는 더더욱 신경 써야 한다. 마늘의 알리신 성분은 강력한 항균, 항바이러스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어 면역세포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알리신은 열에 약하고 공기에 노출되면 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능하면 마늘을 다진 뒤 5~10분 정도 그대로 뒀다가 조리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도 있다. 생마늘이 부담스럽다면 마늘을 넣은 된장찌개나 마늘종 볶음처럼 익힌 형태로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충분히 도움이 된다.
4. 생강 –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뿌리채소
일교차가 커지는 시기에는 몸이 쉽게 차가워지면서 혈액순환이 둔해지고, 그 틈을 타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쉬워진다. 생강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대표적인 식재료로, 진저롤이라는 성분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몸의 대사를 활발하게 만들어준다. 생강차를 끓여 마시는 것이 가장 대중적인 방법이고, 꿀이나 대추를 함께 넣으면 맛도 순해지고 효과도 배가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따뜻한 생강차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을 들이면 확실히 몸이 덜 차갑게 느껴진다.
5. 사과 – 매일 하나씩, 꾸준함이 답이다
"하루 사과 한 개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서양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사과에는 비타민C와 식이섬유, 그리고 항산화 성분인 퀘르세틴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특히 퀘르세틴은 염증 반응을 줄여주고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껍질에 영양소가 많이 몰려있는 편이니 되도록 깨끗이 씻어서 껍질째 먹는 것을 추천한다. 매일 아침 사과 반 개씩이라도 꾸준히 챙겨 먹는 습관이 어떤 영양제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마무리하며
가을 환절기는 짧지만 몸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위에서 소개한 배, 도라지, 마늘, 생강, 사과는 모두 특별한 조리법이 필요 없고 평소 식단에 자연스럽게 곁들일 수 있는 것들이다. 다만 이런 음식들이 감기약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점은 분명히 해두고 싶다.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간다면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우선이다. 음식은 어디까지나 평소 몸의 컨디션을 지켜주는 보조 수단으로 생각하고, 여기에 충분한 수면과 적당한 실내 습도 유지, 규칙적인 환기까지 더한다면 올가을은 감기 걱정 없이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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